양산시

영산대, 국가대표팀 감독만 세 명째 배출하며, 태권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

대국산성 2012. 12. 26. 09:39

영산대, 국가대표팀 감독만 세 명째 배출하며, 태권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

 

국내외 매머드급 대회에서 화려한 “명품 내려차기”로 국내 태권도계의 에이스 자리에 오른 이동언씨(사진, 만 26세). 선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씨가 해외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어 1월 3일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뉴른베르크로 떠난다.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운동신경을 뽐내던 이씨는 일찌감치 운동선수 재목임을 알아본 아버지의 안목으로 원래 야구선수의 길을 걸으려 했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대상이었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구기종목의 꿈을 접고, 태권도 선수로 전향했다. “한때, 알콜의존증에 걸린 아버지로 인해, 인근 교회 등에서 잠을 자며 운동했었습니다. 코치님이나 선배들로 인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운동에 전념하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잘 수 있었지요”

대학시절부터 노력파로 유명했던 이씨는 대학생으로는 드물게 국내 최강의 실업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영천시청 태권도실업팀(단장 윤종욱) 임영호 코치의 눈에 들어, 대학 졸업 전에 일찌감치 스카우트 된 바 있다.

실업팀에서 뛰게 된 기쁨도 잠시, 실업팀 입단이 확정된 지 보름이 지나지 않아, 암투병중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들었다.

“항상 든든하게 격려해주시던 아버지를 잃은 슬픔 때문에 잠시 방황도 했지만, 운동으로 극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지도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선수로서 공인된 실력 검증이 필요했습니다”라고 밝힌 이씨는 이듬해인 2009년 국내에서 개최된 전국규모의 대회에 모조리 출전해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가운데,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실력을 검증했다.

“감독으로서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여 침체된 독일태권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힌 이동언 씨는 “국내보다 체육학으로 인지도가 높은 독일에서, 국가대표 선수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이루고싶은 목표입니다”라며 지도자로서 첫 걸음은 물론, 새로운 목표를 향한 다음 걸음도 정한 상태이다.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 태권도학과(학과장 구효송)는 졸업생 이동언씨(2009년 2월 졸업)가 독일 청소년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씨가 선임된 것은 지난 2009년에 선임된 김민수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감독과 2011년에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된 금시환씨에 이은 세 번째 경사이다. 특히, 한 대학의 태권도학과 출신들이 해외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세 명이나 선임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외국 국가대표팀 감독발탁의 배경에는 영산대 태권도학과의 지속된 노력이 숨어있다. 영산대는 태권도 전공학생들의 해외 진출지원을 통해 한국 최고의 문화상품인 ‘태권도’를 유럽에 알리는 등 세계화에 앞장서 왔다. 영산대의 연이은 해외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은 그동안 영산대가 추진해 온 ‘태권도의 세계화’의 결실인 셈이다. 태권도 세계화의 일환으로 영산대는 재학생들의 ‘언어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규수업 외에도 꾸준히 영어공부를 시키고 있으며, 전지훈련 장소로 해외 국가대표팀이 영산대를 자주 찾는 것도 재학생들의 언어장벽 허물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편, 영산대 체육대학은 ‘국제적 스포츠 지도자 양성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산대는 2004년에 영국, 독일태권도협회와 2006년에는 스웨덴, 그리스 태권도협회, 2008년에는 체코의 태권도협회와 교류협정을 체결하는 등 유럽 각국과의 교류를 통해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왔다. 이를 계기로 2004년 이후 매년 10명씩 독일, 미국,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 그리스, 스페인 등의 유럽 국가로 해외 연수를 보내는 등 해외태권도 사범양성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오고 있다.

또한, 영산대는 2004년 ‘美 태권도의 아버지’로 이름난 이준구 사범의 석좌교수 영입에 이어, 지난 2008년 10월에는 ‘유럽의 태권도 전설’이라 불리는 박수남 세계태권도연맹 前부총재를 석좌교수로 초빙하는 등 태권도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명찬기자